오랜만에 경주 보문호에서 다시 신은 러닝화한동안 러닝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려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경주 보문호 둘레길이었어요. 노면이 고르고 완만해서 복귀하기에 안전한 코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다시 달리니 예전 감각이 바로 돌아오지 않았고 페이스 하나 정하는 것도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이번 복귀 과정을 하루하루 기록해보기로 했어요. 러닝을 쉬게 된 건 바쁜 일정과 계절이 바뀌며 찾아온 컨디션 저하가 겹쳤기 때문이었어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나니 다시 시작하는 것 자체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 되어 있었어요. 우연히 참여한 지역 걷기 행사에서 오랜만에 상쾌함을 느낀 게 다시 신발을 신게 된 계기였어요.보문호는 경주를 대표하는 호수예요. 둘레길은 굴곡이 적고 노면 상태가 좋아서 처음..
여수 이순신광장 야경 찍는 친구를 따라나섰다가 발견한 것야간 사진이 취미인 친구를 따라나섰다가 얼떨결에 이순신광장 해안도로를 달리게 됐어요. 친구가 몇 걸음마다 멈춰서 사진을 찍는 동안 저는 옆에서 가볍게 제자리걸음을 하며 기다렸어요. 며칠 뒤 그날 기록을 다시 보다가 흥미로운 걸 발견했어요. 멈췄던 순간마다 심장이 눈에 띄게 빠르게 편안해지고 있었던 거예요. 평소 저는 러닝을 할 때 다른 활동을 함께 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막상 촬영을 기다리며 짧게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반복되니 오히려 색다른 리듬감이 느껴졌어요.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자신도 촬영을 하며 종종 숨이 가빠졌었다며 신기해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운동복도 대충 입고 나가서 달릴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이순신광장 해안도로는 여..
친구의 한마디에서 시작된 전주천 다리 이야기오랜만에 전주에서 만난 친구가 전주천을 함께 달리자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다리 밑 터널처럼 생긴 구간을 지날 때는 시계 기록을 믿지 말라는 말이었어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직접 보니 정말 페이스 숫자가 순간 이상하게 튀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친구가 괜히 과장하는 줄 알고 반쯤 흘려들었어요.전주천은 전주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천이에요.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갖춰져 있고 다리 아래를 지나는 구간이 여러 곳 있어요. 왕복하면 열두 킬로미터 정도 되는 코스라서 장거리 훈련을 하기에도 좋았어요. 친구는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각자 다른 도시에서 지내다 보니 함께 달릴 기회가 참 드물었어요. 오랜만에 나란히 뛰면서 밀린 이야기도 실컷 나눌 수 ..
스무 번째 코스 제주 용두암 강풍 속으로안양천에서 시작한 러닝 코스 여정의 마지막 장소는 제주 용두암 해안올레길이었어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마주한 바람부터 심상치 않았어요. 솔직히 출발 전에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설렘보다 아쉬움이 더 컸어요.용두암은 제주를 대표하는 커다란 바위예요. 생김새가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을 견뎌온 바위를 보니 지난 열아홉 곳에서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어요. 제가 직접 가까이서 보니 파도가 부딪힐 때마다 정말 용이 고개를 드는 것처럼 보였어요.다섯 구간으로 나눠 본 케이던스케이던스는 쉽게 말해서 일 분 동안 걸음을 몇 번 내딛는지 알려주는 숫자예요. 용두암 둘레길을 다섯 구간으로 나눠서 구간마다 바람 방향과 걸음의 빠르기를..
대전 갑천 아침과 저녁이 이렇게 다를 줄 몰랐던 이유매일 아침과 저녁 두 번씩 갑천을 달리는 습관을 몇 달째 이어오고 있어요. 아침에는 몸이 가볍게 풀리는 느낌인데 저녁에는 페이스를 끌어올리기가 유독 수월했어요. 기억에 남는 하루가 있는데 아침 기온이 십삼도 저녁 기온이 이십삼도로 무려 십도나 차이가 났고 그날 저녁엔 아침보다 훨씬 편하게 빠른 페이스로 달릴 수 있었어요. 처음엔 그저 그날 컨디션이나 전날 수면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주 기록을 나란히 놓고 보니 특정한 패턴이 보였어요. 더운 날씨가 몸에 부담을 줄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기록은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 혼란스러웠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두 번 뛰는 것 자체가 목표라서 기록 차이는 신경도 쓰지 않았어요.갑천은 유성구와 대덕구를 가로지르는..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같은 온도인데 몸이 다르게 느낀 이유기온계로는 분명 같은 온도였는데 몸으로 느끼는 무게감은 완전히 달랐던 날이 있어요. 습도가 낮았던 날에는 다리가 가볍게 움직였고 습도가 높았던 날에는 같은 페이스인데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어요. 처음엔 그날 컨디션이라 생각했는데 반복해서 비교해보니 습도라는 변수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다는 걸 느꼈어요. 함께 달리는 지인에게 이야기했더니 자기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습도가 높은 날엔 아예 페이스를 낮춰서 나간다고 했어요. 저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니 이 부분을 직접 숫자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그날 잠을 설쳐서 그런 줄로만 알았어요.송도 센트럴파크는 국제업무지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인공 수로를 따라 조성된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