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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배달부 키키 (지지, 코리코, 슬럼프)

생활나침반- 2026. 10. 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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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혼자 살게 된 날 밤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대학교 때 자취방에 처음 짐을 풀던 날 설레면서도 괜히 마음이 허전했어요. 이 영화의 주인공도 꼭 그날의 저처럼 빗자루 하나와 작은 가방을 들고 낯선 도시에 내려요. 이건 요즘 제 마음에 딱 와닿는 교훈이 담긴 영화였어요. 자꾸 나이가 들면서 잘하던 것도 잘 안되고 마음은 급해지고 그러다 짜증 내고 그랬는데 이영화에서 그럴 때는 잠시 쉬어가도 괞찮다고 제 마음을 토닥여준 영화였어요.

    마녀 배달부 키키 (지지, 코리코, 슬럼프)
    마녀 배달부 키키 (지지, 코리코, 슬럼프)

    마녀 배달부 키키의 열세 살 독립

    키키는 마녀 엄마와 평범한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꼬마 마녀예요. 키키가 사는 세계에는 마녀가 열세 살이 되면 집을 떠나 낯선 마을에서 일 년 동안 혼자 살아야 하는 전통이 있어요. 전통은 오래전부터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생활 방식이나 약속을 말해요.

    보름달이 뜬 밤 키키는 라디오를 매단 빗자루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요. 이렇게 부모님 곁을 떠나 스스로 먹고 자고 일하며 살아가는 것을 독립이라고 해요. 독립은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살아가는 것을 뜻해요. 솔직히 저는 떠나는 딸을 꼭 안아 주던 엄마의 표정에서 이미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검은 고양이 지지와 바닷가 마을 코리코

    키키 곁에는 늘 말하는 검은 고양이 지지가 있어요. 지지는 겁이 많고 투덜대지만 키키에게는 둘도 없는 말동무예요. 둘이 도착한 곳은 시계탑이 높이 솟은 바닷가 마을 코리코예요. 붉은 지붕과 돌길과 반짝이는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그림엽서 같아요.

    처음에는 아무도 키키를 반겨 주지 않아 서러웠지만 빵집 주인 오소노 아주머니가 키키에게 다락방을 내어 줘요. 키키는 하늘을 나는 재주를 살려 물건을 날라 주는 배달 일을 시작해요. 배달은 물건을 주문한 사람에게 직접 가져다주는 일을 말해요. 제가 직접 빵집 다락방 장면을 다시 보니 소박한 침대와 작은 창문이 어찌나 아늑해 보이던지 저도 그곳에서 살아 보고 싶었어요.

    첫 배달 물건은 아이 생일 선물인 검은 고양이 인형이었어요. 그런데 숲 위를 날다가 그만 인형을 떨어뜨리고 말아요. 급해진 키키는 지지에게 인형인 척 대신 들어가 있으라고 부탁해요. 꼼짝도 못 하고 인형 흉내를 내는 지지의 모습이 너무 웃겨서 아이와 저는 배를 잡고 웃었어요.

    인물 어떤 인물인가요 기억에 남는 점
    키키 열세 살 꼬마 마녀 빨간 리본과 씩씩함
    지지 말하는 검은 고양이 투덜대지만 다정한 단짝
    오소노 빵집 주인 아주머니 키키를 품어 준 따뜻함
    톰보 하늘을 날고 싶은 소년 프로펠러 자전거
    우르슬라 숲속에 사는 화가 키키에게 건넨 조언

    마법이 사라진 날의 슬럼프

    열심히 일하던 키키에게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생겨요. 빗자루가 더는 하늘로 뜨지 않고 지지의 말도 들리지 않게 돼요. 이처럼 잘하던 일이 갑자기 잘 안 되는 시기를 슬럼프라고 해요. 슬럼프는 열심히 해도 실력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고 힘든 때를 말해요.

    그때 숲속 오두막에 사는 화가 언니 우르슬라가 자기도 그림이 안 그려질 때가 있다며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줘요. 우르슬라는 그럴 땐 억지로 하지 말고 쉬어 보라고 말해요. 그리고 마지막에 바람에 휩쓸린 비행선에서 친구 톰보가 위험에 빠지자 키키는 청소용 솔 빗자루를 붙잡고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요. 비행선은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를 채워 하늘에 둥둥 떠서 나는 커다란 탈것을 말해요.

    날 수 없을 땐 억지로 날려고 하지 말고 잠시 쉬어도 괜찮아요.

    마녀 배달부 키키를 다시 만나는 곳

    제주 송당리에서 열린 지브리 전시에는 이 영화를 주제로 꾸민 코리코 카페가 문을 열어 관람객을 맞았어요 (출처: 재경일보). 재경일보 지브리 전시 기사 보기

    서울 신촌의 한 극장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모아 보여 주는 특별 상영회에서 이 영화를 다시 큰 화면에 올렸어요 (출처: 씨제이 뉴스룸). 씨제이 뉴스룸 재상영 기사 보기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처음 사회에 나선 청년이나 새 학년을 앞둔 아이에게 특히 큰 위로가 돼요.

    자주묻는 질문

    몇 살 아이와 함께 보면 좋을까요

    무섭거나 슬픈 장면이 거의 없어 어린아이도 편하게 볼 수 있어요. 새 학교나 새 반에 가기 전 아이에게 보여 주면 용기를 줘요.

    원작 책이 있나요

    일본 동화 작가 가도노 에이코의 동화가 원작이에요. 책은 여러 권으로 이어지며 어른이 된 키키의 이야기까지 담고 있어요.

    지지는 왜 말을 못 하게 됐나요

    영화는 이유를 자세히 말하지 않아요. 키키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생긴 변화로 보는 사람이 많아 각자 생각해 보는 재미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