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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는 날 차 뒷좌석에서 잔뜩 뾰로통해 있던 기억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있지요. 이 영화의 주인공도 그렇게 시작해요. 저는 어릴 때 이 영화를 보고 한동안 밤에 터널 앞을 지날 때마다 괜히 숨을 참곤 했어요. 할로윈때 귀신 분장으로 유명한 가오나시가 나오는 만화영화이지요. 너무 비현실 적인 내용의 영화였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센을 응원하게됐었어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낯선 터널 너머
열 살 소녀 치히로는 부모님과 새집으로 가던 길에 숲속의 오래된 터널을 지나게 돼요. 터널 건너편에는 텅 빈 마을과 맛있는 냄새가 나는 식당들이 늘어서 있어요. 주인도 없는 가게에서 허겁지겁 음식을 먹던 부모님은 그만 돼지로 변해 버려요.
해가 지자 마을은 신들과 정령들이 찾아오는 세계로 바뀌어요. 정령은 자연이나 물건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 신비한 존재를 말해요. 솔직히 저는 부모님이 돼지가 되는 장면보다 혼자 남은 치히로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는 장면이 더 무서웠어요.

이름을 빼앗긴 온천장의 일꾼 센
소년 하쿠의 도움으로 치히로는 신들이 쉬어 가는 커다란 온천장에서 일하게 돼요. 온천장은 따뜻한 물이 솟는 온천에서 목욕하고 쉬어 가는 곳이에요. 이곳의 주인인 마녀 유바바는 계약을 하며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센이라는 새 이름을 붙여요. 이름을 잊으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길도 잃게 돼요.
| 인물 | 어떤 존재인가요 | 치히로와의 관계 |
|---|---|---|
| 하쿠 | 유바바 밑에서 일하는 소년 | 위기마다 손을 내미는 친구 |
| 유바바 | 온천장의 주인 마녀 | 이름을 빼앗은 무서운 사장 |
| 가마할아범 | 보일러실을 지키는 할아버지 |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어른 |
| 가오나시 | 얼굴 없는 외로운 존재 | 치히로를 따라다니는 손님 |
처음에는 계단 하나 내려가는 것도 벌벌 떨던 치히로가 궂은일을 해내며 조금씩 단단해져요. 제가 직접 다시 보니 냄새나는 손님을 끝까지 씻겨 낸 치히로가 강의 신이 준 선물을 받는 장면이 가장 통쾌했어요.
얼굴 없는 가오나시와 금덩이
비 오는 날 치히로가 문을 열어 준 손님이 바로 가오나시예요. 가오나시는 일본어로 얼굴이 없다는 뜻이에요. 가오나시는 손에서 금덩이를 만들어 사람들의 욕심을 부추기고 그들을 삼키며 점점 거대해져요. 하지만 금을 거절한 치히로 앞에서는 힘을 잃고 다시 조용한 존재로 돌아가요. 솔직히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가오나시가 무섭기보다 외로워 보여서 마음이 쓰였어요.
한 번 만난 사람은 잊는 게 아니야 떠올리지 못할 뿐이지.
하쿠의 진짜 이름을 찾아서
하쿠가 크게 다쳐 쓰러지자 치히로는 그를 구하기 위해 바다 위를 달리는 기차를 타고 먼 길을 떠나요. 그리고 하쿠를 등에 태우고 하늘을 날던 순간 어릴 때 빠졌던 작은 강을 떠올려요. 하쿠의 진짜 이름은 바로 그 강의 이름이었어요. 제 경험상 이 장면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소름이 돋는 영화 최고의 순간이에요.
이름을 되찾은 하쿠와 함께 치히로는 유바바가 낸 마지막 시험을 앞두게 돼요. 처음 터널을 지날 때 엄마 팔에 매달려 떨던 아이가 이제는 누구의 도움 없이도 자기 힘으로 답을 찾아내요. 이 영화는 결국 낯선 곳에서 스스로를 지켜 내며 자라는 한 아이의 성장 이야기예요. 성장 이야기는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으며 몸과 마음이 자라는 과정을 그린 작품을 말해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남긴 기록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주인공을 열 살로 정한 이유에 대해 그 나이의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었다고 밝혔어요 (출처: 텐아시아). 텐아시아 기사 보기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고 훗날 무대 공연으로도 만들어져 런던에서만 삼십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뒤 서울 무대에도 올랐어요 (출처: 한국경제). 한국경제 기사 보기 장편 애니메이션은 극장에서 상영할 만큼 길게 만든 만화 영화를 말해요.
자주묻는 질문
아이가 보기에 무섭지 않을까요
돼지로 변하는 장면이나 가오나시가 커지는 장면은 어린아이에게 조금 무서울 수 있어요. 초등학생 정도라면 대부분 즐겁게 볼 수 있어요.
치히로의 부모님은 다시 사람이 되나요
결말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해요. 치히로가 마지막 시험을 어떻게 풀어내는지가 큰 볼거리예요.
지브리 영화 중 처음 보기 좋은 작품인가요
지브리의 상상력과 감동이 가장 잘 담긴 작품이라 입문작으로도 아주 좋아요. 이 영화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웃집 토토로도 이어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