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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보름달 앞을 자전거 한 대가 하늘로 날아올라 가로질러요. 자전거 앞 바구니에는 작고 주름진 외계인이 타고 있지요.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본 적 있는 이 장면은 이티에서 나왔어요. 외로운 소년과 길 잃은 외계인의 우정을 그린 이 영화는 마흔 해가 넘도록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로 사랑받고 있어요. 어렸을적 이티 영화를 보면서 상상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나도 저렇게 하늘을 날고싶다 나에게도 저런 이티 친구가 있다면 어땠을까? 이티 영화는 저에게 어릴적 친구같던 영화였었어요.
이티 지구에 홀로 남겨진 외계인
어느 밤 미국의 조용한 숲에 외계 우주선이 내려와요. 외계인들은 지구의 식물을 조사하고 있었지요. 이렇게 식물의 생김새와 자라는 방법을 연구하는 사람을 식물학자라고 해요. 이 외계인들도 우주의 식물학자였던 셈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다가오자 우주선은 서둘러 떠나 버리고 작은 외계인 한 명이 지구에 홀로 남겨져요. 두려움에 떨던 외계인은 근처 동네의 한 집 뒷마당 창고에 숨어들지요. 그 집에는 열 살 소년 엘리엇이 살고 있었어요.
엘리엇은 아빠가 집을 떠난 뒤 늘 외로움을 느끼던 아이였어요. 형과 여동생과 엄마가 있었지만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없었지요. 엘리엇은 사탕을 길에 조금씩 떨어뜨려 외계인을 자기 방으로 데려오고 이티라는 이름을 붙여 줘요. 솔직히 저도 어릴 때 이 영화를 보고 한동안 창고 문을 열 때마다 혹시 누가 숨어 있지 않을까 두근거렸어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엘리엇과 외계 친구
엘리엇과 이티는 금세 둘도 없는 친구가 돼요. 신기하게도 두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집에서 이티가 냉장고 음료를 마시고 비틀거리면 학교에 있던 엘리엇도 똑같이 비틀거리지요. 이렇게 말이나 몸짓 없이 마음과 생각이 서로 전해지는 것을 텔레파시라고 해요. 제가 직접 다시 보니 이티가 맥주를 마시자 학교에 있던 엘리엇이 비틀거리는 장면에서 어른이 된 지금도 웃음이 터져요.
이티의 손가락 끝에서는 따뜻한 빛이 나요. 엘리엇이 손가락을 다치자 이티가 빛나는 손가락을 갖다 대어 상처를 낫게 해 주는 장면은 두 친구의 마음이 이어졌다는 걸 보여 주는 대표 장면이에요.
이티는 집에 돌아가고 싶어 해요. 창밖 하늘을 가리키며 서툰 말로 집에 전화하고 싶다고 말하지요. 엘리엇과 형제들은 이티를 돕기 위해 우산과 장난감과 오래된 전축 같은 물건을 모아 우주로 신호를 보낼 기계를 만들어요.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과 신호를 주고받는 기계를 교신 장치라고 해요. 솔직히 서툰 말 한마디가 이렇게 가슴을 아프게 할 줄은 예상 밖이었어요.
이티 달을 가로지른 자전거
핼러윈 밤 엘리엇은 이티에게 유령 옷을 입혀 숲으로 데려가요. 교신 장치를 설치하러 가는 길이었지요. 자전거를 끌고 숲길을 오르느라 힘들어하는 엘리엇을 위해 이티가 신비한 힘을 쓰자 자전거가 둥실 떠올라 하늘을 날아요. 커다란 보름달 앞을 날아가는 자전거는 검은 윤곽만 보여요. 제 경험상 이 장면은 음악이 커지기 시작할 때 소리를 키우고 보면 저도 같이 하늘로 떠오르는 기분이 들었어요.
이렇게 빛을 등지고 있어 모양의 테두리만 검게 드러나는 모습을 실루엣이라고 해요. 이 장면은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사의 상징이 될 만큼 유명해졌어요. 여기에 존 윌리엄스가 만든 웅장한 음악이 더해져 가슴이 벅차오르는 명장면이 되었지요.

진짜처럼 움직인 이티의 비밀
컴퓨터 그래픽이 흔하지 않던 시절 이티는 기계 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었어요. 이렇게 기계 장치를 넣어 사람이 조종하면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인형을 애니매트로닉스라고 해요. 영화에 쓰인 이티 모형은 관절이 팔십 개가 넘어서 눈썹과 목과 손가락까지 섬세하게 움직였대요. 스필버그는 이 모형을 영화계의 여덟 번째 불가사의라고 불렀고 개봉 마흔 해 무렵 경매에서 삼십삼억 원이 넘는 값에 팔렸어요 (출처: 서울경제). 서울경제 경매 기사 보기
이 영화는 미국 시상식에서 아홉 개 부문 후보에 올라 시각 효과상과 음악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았어요. 영화 속 달과 자전거 장면과 마지막 이별 장면은 지금도 영화 역사에 남은 명장면으로 꼽혀요 (출처: 이코노미퀸). 이코노미퀸 영화 소개 기사 보기
우주선 앞의 마지막 인사
이티는 지구에서 점점 기운을 잃고 정부 사람들은 이티를 붙잡으려 해요. 엘리엇과 친구들은 자전거를 타고 이티를 태워 우주선이 기다리는 숲으로 달아나요. 마지막 이별의 순간 이티는 빛나는 손가락으로 엘리엇의 이마를 가리키며 늘 여기 있겠다고 말해요. 몸은 멀리 떠나도 마음속에 함께하겠다는 약속이지요. 오늘 오랜만에 소중한 친구에게 연락해 보세요. 제가 이 마지막 인사 장면에서는 몇 번을 봐도 손가락 끝의 빛을 따라 눈물이 흘러요.
자주묻는 질문
이티는 어린이가 봐도 괜찮은 영화인가요
무섭거나 잔인한 장면이 거의 없어서 어린이와 함께 보기 좋아요. 다만 이티가 아파하는 장면에서 슬퍼할 수 있으니 옆에서 함께 이야기 나눠 주면 좋아요.
엘리엇의 여동생을 연기한 배우는 누구인가요
어린 시절의 드루 배리모어예요. 이 영화에서 귀여운 연기로 사랑받았고 이후 할리우드의 유명한 배우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