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이름도 나오지 않는 두 사람이 있어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남자와 여자라고만 불리지요. 커다란 사건도 화려한 장면도 없어요. 그런데 이 소박한 영화가 미국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전 세계 음악 영화 팬들의 인생 영화가 되었어요. 아일랜드 더블린의 길거리에서 시작된 이야기 원스예요. 엔딩이 제가 생각한 해피 엔딩은 아니여서 아쉬움은 남았던 영화였어요.
원스 속 더블린 거리의 버스킹
남자는 낮에는 아빠의 가게에서 고장 난 청소기를 고치고 밤에는 더블린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요. 이렇게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공연하는 것을 버스킹이라고 해요. 낮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노래를 부르고 사람이 드문 밤이 되어서야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며 만든 자기 노래를 부르지요.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청소기 고치는 남자가 이렇게 멋진 노래를 부를 줄 상상하지 못했어요.
어느 날 밤 꽃을 팔던 여자가 남자의 노래를 듣고 말을 걸어요. 여자는 체코에서 온 이민자였어요. 이민자는 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 옮겨 와 사는 사람을 말해요. 여자는 남자가 청소기를 고친다는 말을 듣고 다음 날 정말로 고장 난 청소기를 끌고 나타나요. 청소기 바퀴를 굴리며 거리를 걸어가는 여자의 모습이 엉뚱하고 귀여워요. 제가 직접 다시 보니 꽃을 든 여자가 망설임 없이 말을 거는 모습이 오히려 영화 전체에 용기를 불어넣는 것 같았어요.
악기점 피아노 앞에서의 첫 합주
여자는 피아노를 무척 좋아했지만 집에 피아노가 없었어요. 그래서 점심시간마다 동네 악기점에 가서 가게 주인의 허락을 받고 잠깐씩 피아노를 쳤지요. 여자는 남자를 그 악기점으로 데려가요. 남자는 여자에게 자기 노래의 코드를 알려 주고 두 사람은 처음으로 함께 노래를 불러요. 솔직히 악기점 한쪽에서 시작된 이 합주가 이렇게 가슴을 울릴 줄은 예상 밖이었어요.
서툴게 시작한 노래가 점점 하나로 어우러지는 이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에요. 이때 부른 노래 폴링 슬로울리는 훗날 미국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았어요. 두 배우는 실제로도 음악가였기 때문에 노래와 연주를 모두 직접 해냈어요.

적은 돈으로 만든 버스킹 같은 음악 영화
이 영화는 아주 적은 돈으로 만들었어요. 큰 할리우드 영화들과 비교하면 아주 작은 규모였지요. 이렇게 적은 제작비로 만든 영화를 저예산 영화라고 해요. 저예산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 대신 이야기와 진심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요.
제작진은 큰 카메라와 조명 대신 작은 카메라를 손에 들고 거리를 따라다니며 찍었어요. 이렇게 카메라를 받침대에 고정하지 않고 손에 들고 찍는 방법을 핸드헬드 촬영이라고 해요. 화면이 조금 흔들리지만 그래서 오히려 두 사람 곁에서 함께 걷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져요. 길 가던 사람들은 영화를 찍는 줄도 모르고 지나가기도 했대요. 제 경험상 이 영화는 큰 화면보다 이어폰을 끼고 조용한 밤에 볼 때 거리의 숨소리까지 들려서 훨씬 좋았어요.
원스 주말 녹음실에서 만든 데모 음반
남자는 런던에 가서 가수의 꿈에 도전하기로 해요. 그 전에 자기 노래를 담은 음반을 만들고 싶었지요. 두 사람은 거리에서 연주하던 음악가들을 모아 밴드를 꾸리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말 동안 녹음실을 빌려요. 이렇게 정식 음반을 내기 전에 음반 회사에 들려주려고 만드는 시험용 음반을 데모 음반이라고 해요.
처음엔 대충 하려던 녹음 기사도 두 사람의 연주를 듣고 눈빛이 달라져요. 밤을 새워 완성한 음반을 들고 새벽 바닷가로 차를 몰고 가 음악을 틀어 보는 장면에서는 보는 사람 가슴도 벅차오르지요. 제가 녹음 기사의 눈빛이 바뀌는 이 장면에서는 매번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돼요.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이십삼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존 카니 감독의 이름을 알렸어요. 이달에는 감독의 새 음악 영화 싱 어게인이 개봉하기도 했지요 (출처: 서울신문). 서울신문 신작 기사 보기 감독은 이후 비긴 어게인과 싱 스트리트까지 연달아 사랑받으며 한국인이 사랑한 감독이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출처: 뉴스핌). 뉴스핌 기사 보기
마지막에 남자가 여자에게 남긴 선물은 오래 마음에 남아요.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음악으로 전하는 두 사람처럼 오늘은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 보세요.
자주묻는 질문
원스의 결말은 해피엔딩인가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지만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요. 그래도 서로의 삶에 작은 기적을 남기고 헤어지기 때문에 슬프기보다 따뜻한 여운이 남는 결말이에요.
두 배우는 실제로 어떤 사람들인가요
남자 역은 아일랜드의 밴드에서 노래하던 가수였고 여자 역은 체코 출신의 음악가였어요. 영화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음악 활동을 이어 가기도 했어요.
뮤지컬로도 볼 수 있나요
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무대 뮤지컬로도 만들어졌어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큰 상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서도 공연된 적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