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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겨울이 오면 꼭 다시 꺼내 보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캐럴이 거리에 울려 퍼지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 러브 액츄얼리를 떠올려요. 극장에서도 겨울마다 여러 번 다시 상영할 만큼 크리스마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영화가 되었지요. 스케치북 사랑 고백은 방송에서도 자주 나올정도로 워낙 유명한 장면이지요.
러브 액츄얼리 첫 장면 공항 입국장
영화는 영국 런던 공항의 입국장에서 시작해요.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연인과 친구들이 서로를 꼭 끌어안는 모습이 차례로 비춰지지요. 그 위로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요. 세상이 아무리 삭막해 보여도 공항 입국장에 가 보면 사랑은 사실 어디에나 있다고요. 솔직히 저도 처음 봤을 때는 이 장면이 영화 전체를 말해 준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어요.
이 영화에는 주인공이 한두 명이 아니라 아주 많아요. 크리스마스를 몇 주 앞둔 런던에서 서로 조금씩 이어진 여러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한꺼번에 펼쳐지지요. 이렇게 여러 개의 짧은 이야기를 하나의 영화로 묶어 보여 주는 형식을 옴니버스라고 해요. 옴니버스 영화는 여러 이야기가 따로 흘러가다 한 주제로 모이는 재미가 있어요.
| 이야기 주인공 | 어떤 사랑인가요 |
|---|---|
| 새로 뽑힌 총리와 비서 | 높은 자리에서도 숨길 수 없는 설렘 |
| 친구의 신부를 짝사랑하는 남자 | 말하지 못한 채 가슴에 묻은 사랑 |
| 엄마를 잃은 소년과 새아빠 | 첫사랑을 응원하며 가까워지는 가족 |
| 말이 안 통하는 작가와 가정부 | 언어를 넘어서는 사랑 |
| 오래된 부부 | 흔들리는 마음과 지켜야 할 약속 |
| 한물간 가수와 매니저 | 늘 곁에 있던 사람에게서 찾은 우정 |
이야기들은 따로 흘러가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서로 연결돼요. 영화는 이 장면 저 장면을 번갈아 보여 주는데 이것을 교차 편집이라고 해요. 교차 편집은 서로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번갈아 이어 붙여 긴장감이나 재미를 키우는 편집 방법이에요. 제가 직접 다시 보면서 인물 관계를 종이에 그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촘촘하게 얽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러브 액츄얼리 속 스케치북 고백과 첫사랑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크리스마스 이브 밤 문 앞에서 벌어져요. 마크는 친구의 신부가 된 줄리엣을 오랫동안 몰래 좋아해 왔어요. 캐럴 부르는 사람인 척 줄리엣의 집 초인종을 누른 마크는 말없이 스케치북을 한 장씩 넘겨요. 크리스마스니까 진실을 말하겠다고 그리고 당신은 내게 완벽하다고요. 고백을 마친 마크는 이제 됐다고 혼잣말하며 조용히 돌아서요. 수많은 패러디가 쏟아질 만큼 사랑받은 장면이에요.
또 하나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는 열 살 남짓한 소년 샘의 첫사랑이에요. 엄마를 떠나보낸 샘은 같은 학교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돼요. 새아빠는 샘을 응원하며 함께 작전을 짜지요. 샘은 그 아이에게 잘 보이려고 드럼을 맹연습하고 마지막엔 공항 보안 요원들을 따돌리며 달려가 마음을 전해요. 슬픔에 잠겨 있던 두 사람이 이 일을 계기로 진짜 가족이 되어 가는 모습이 뭉클해요. 솔직히 어린 샘의 고백이 어른들 이야기보다 더 두근거릴 줄은 예상 밖이었어요.
이 영화처럼 사랑 이야기를 웃음과 함께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영화를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요. 총리가 음악에 맞춰 관저 계단을 오르내리며 혼자 춤추는 장면처럼 웃음이 터지는 순간이 곳곳에 숨어 있어요.
겨울마다 캐럴과 함께 다시 찾는 크리스마스 영화
이 영화에 나오는 노래들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어요. 영화 중간중간 장면에 맞춰 흐르는 노래를 삽입곡이라고 해요. 한물간 가수 빌리가 부르는 우스꽝스러운 캐럴부터 마지막 공항 장면에 흐르는 신나는 노래까지 영화 속 삽입곡들은 지금도 겨울이면 카페와 거리에서 흘러나와요. 제가 겨울마다 이 영화 노래를 틀어 두면 집 안 분위기가 금세 연말처럼 바뀌어요.
러브 액츄얼리는 여덟 쌍의 서로 다른 사랑을 담아 만든 비용의 여섯 배가 넘는 돈을 벌어들였어요. 우리나라에서도 개봉 열여덟 해가 지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시 극장에 걸렸지요 (출처: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재개봉 기사 보기 처음 개봉한 이후로 여러 차례 재개봉했을 만큼 겨울의 단골손님이 된 영화예요 (출처: 씨네21). 씨네21 영화 정보 보기
물론 모든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나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남편 때문에 홀로 눈물을 삼키는 아내의 이야기는 사랑의 쓸쓸한 얼굴도 보여 주지요. 그래서 이 영화는 달콤하기만 한 영화가 아니라 사랑의 여러 모습을 솔직하게 담은 영화로 기억돼요.
영화는 다시 공항 입국장에서 끝나요. 이야기 속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를 만나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이어지지요. 이번 겨울에는 망설였던 고마움이나 미안함을 스케치북 한 장에 적어 전해 보면 어떨까요.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연말에 가족이 다 모인 날 함께 보면 마지막 장면에서 괜히 서로 한 번 더 안아 주게 돼요.
자주묻는 질문
러브 액츄얼리는 몇 살부터 볼 수 있나요
열다섯 살 이상 관람가 영화예요.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와 몇몇 장면이 있어서 어린이보다는 청소년 이상이 가족과 함께 보기에 알맞아요.
스케치북 고백 장면의 노래는 무엇인가요
마크가 들고 온 휴대용 음향 기기에서 조용한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와요. 캐럴 부르는 사람인 척하려는 재치 있는 연출이라 장면이 더 기억에 남아요.
크리스마스가 아닐 때 봐도 재미있나요
물론이에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하지만 사랑과 가족과 우정 이야기가 중심이라 언제 봐도 따뜻해요. 그래도 겨울에 보면 감동이 두 배가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