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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맨 앞에 서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바닷바람을 맞는 장면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수많은 광고와 예능에서 흉내 낼만큼 유명한 장면이지요. 이 장면이 나온 영화 타이타닉은 실제로 바다에 가라앉은 거대한 배를 배경으로 짧지만 뜨거웠던 사랑을 그린 영화예요. 어린 적 봤던 영화인데도 마지막 남자 주인공이 바다로 가라앉는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제 기준 가장 명화인 영화가 바로 타이타닉이에요.
타이타닉 속 가라앉지 않는다던 배와 구명정
타이타닉호는 오래전 영국에서 미국으로 첫 항해를 떠난 거대한 여객선이에요. 그 시절 가장 크고 화려한 배였고 절대 가라앉지 않는 배라고 불렸지요. 하지만 첫 항해 나흘째 밤바다 위에 떠 있던 거대한 빙산에 부딪히고 말아요. 빙산은 큰 얼음덩어리가 바다에 떠다니는 것으로 물 위로 보이는 부분보다 물속에 잠긴 부분이 훨씬 커요.
배에는 모든 사람을 태울 만큼 구명정이 충분하지 않았어요. 구명정은 배가 위험할 때 사람들이 옮겨 타고 탈출하는 작은 배를 말해요. 결국 천오백 명이 넘는 사람이 차가운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어요. 영화는 이 실제 사고에 가상의 두 주인공 잭과 로즈의 이야기를 더해 만들었어요. 솔직히 저도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설마 싶어서 한동안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어요.
영화는 할머니가 된 로즈가 바닷속에서 건져 올린 그림 한 장을 보며 옛 기억을 꺼내는 것으로 시작해요. 로즈의 목소리를 따라 관객은 그날의 배 위로 함께 올라타게 돼요. 제가 직접 다시 보니 어릴 때는 몰랐던 할머니 로즈의 떨리는 목소리가 이번에는 유난히 크게 들렸어요.

계급 사회를 넘은 일등석 로즈와 삼등석 잭
로즈는 부잣집 딸로 화려한 일등석에 타고 있었어요. 집안의 빚을 갚기 위해 사랑하지 않는 부자 남자와 억지로 약혼한 상태였지요. 잭은 카드 게임에서 이겨 겨우 배표를 얻은 가난한 화가였어요. 잭이 머문 곳은 배 아래쪽 좁은 삼등석이었지요.
| 비교 | 일등석 로즈의 세상 | 삼등석 잭의 세상 |
|---|---|---|
| 식사 | 고급 식당에서 정해진 예절을 지키며 먹음 | 시끌벅적한 식당에서 자유롭게 먹음 |
| 파티 | 조용한 음악과 딱딱한 대화 | 신나는 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는 춤 |
| 사고 날 때 | 구명정에 먼저 오를 수 있었음 | 문이 잠겨 갑판에 오르기조차 힘들었음 |
이렇게 돈과 집안에 따라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는 사회를 계급 사회라고 해요. 계급 사회에서는 태어난 신분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달라요. 타이타닉호는 그 시절 계급 사회를 그대로 옮겨 놓은 작은 세상이었어요.
답답한 삶에 지친 로즈에게 잭은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 줘요. 삼등석 파티에서 맨발로 신나게 춤추고 난간에 올라 침을 멀리 뱉는 법도 가르쳐 주지요. 그리고 해 질 무렵 뱃머리에서 로즈에게 눈을 감고 난간 위에 올라서 보라고 해요. 두 팔을 벌린 로즈는 날고 있는 것 같다고 외쳐요. 로즈가 처음으로 자유를 느낀 순간이에요. 솔직히 삼등석 파티 장면이 이렇게까지 신나게 느껴질 줄은 예상 밖이었어요.
타이타닉이 세운 기록과 영화 기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실제 배와 거의 같은 크기의 배를 만들어 커다란 물탱크에 띄워 촬영했어요. 여기에 컴퓨터 그래픽을 더해 수많은 승객과 가라앉는 배를 실감 나게 표현했지요. 컴퓨터 그래픽은 컴퓨터로 그림과 움직임을 만들어 실제로 찍기 어려운 장면을 화면에 담는 기술이에요. 제 경험상 이 영화는 큰 화면으로 볼수록 배가 기울어지는 장면에서 손에 땀이 훨씬 많이 났어요.
이렇게 만든 영화는 미국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무려 열한 개 부문 상을 휩쓸었어요. 한 영화가 받은 가장 많은 상으로 기록되었고 그 시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영화이기도 했어요. 개봉 스물다섯 해를 맞아서는 화면을 새로 다듬어 다시 극장에 걸렸어요 (출처: 뉴스컬처). 뉴스컬처 재개봉 기사 보기 이렇게 옛 영상을 요즘 기술로 더 선명하게 다시 손보는 작업을 리마스터링이라고 해요.
그보다 앞서 안경을 쓰고 보면 화면이 눈앞으로 튀어나오는 입체 영화로도 재개봉했어요. 입체 영화는 두 눈이 보는 각도 차이를 이용해 화면에 깊이가 느껴지도록 만든 영화예요. 이 작업에만 한 해가 넘는 긴 시간이 들었다고 해요 (출처: 에스비에스연예뉴스). 에스비에스연예뉴스 기사 보기
차가운 바다 위 나무판자에서 잭은 로즈에게 꼭 살아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라고 약속하게 해요. 로즈는 그 약속을 지켜 잭이 꿈꾸던 삶을 대신 살아가요. 주제곡 마이 하트 윌 고 온이 흐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참았던 눈물이 결국 터지고 말아요. 제가 이 장면만 나오면 아직도 휴지를 찾게 되는 건 몇 번을 봐도 똑같아요.
오늘 사랑하는 사람에게 짧은 안부 인사를 전해 보세요. 영화 속 잭과 로즈처럼 함께하는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떠올리게 될 거예요.
자주 묻는 질문
잭과 로즈는 실제 인물인가요
두 사람은 영화를 위해 만든 가상 인물이에요. 하지만 배의 선장과 설계자와 몇몇 부자 승객처럼 실제로 배에 탔던 사람들도 영화 속에 함께 등장해요.
나무판자에 두 사람이 함께 탈 수는 없었나요
이 질문은 영화가 나온 뒤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야깃거리예요. 감독은 판자가 두 사람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을 거라고 설명했어요.
러닝타임이 길어서 지루하지 않나요
세 시간이 넘는 긴 영화지만 앞부분의 사랑 이야기와 뒷부분의 긴박한 탈출이 이어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