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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 판타지아라는 노래를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합창 대회나 광고에서도 자주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곡이지요. 이 노래의 시작은 한 편의 영화였어요. 거대한 폭포 위 밀림에서 오보에 한 대로 사람들의 마음을 연 신부의 이야기 미션이에요.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로 만든 거라 해서 더 마음에 와닿았단 거 같아요.

미션 첫 장면 폭포에서 떨어지는 십자가와 오보에
영화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해요. 남아메리카 밀림에 사는 과라니족 사람들이 한 선교사를 십자가에 묶어 거대한 폭포 아래로 떠내려 보내요. 선교사는 자기가 믿는 종교를 알리기 위해 먼 곳까지 찾아가는 사람을 말해요. 이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사이에 있는 이구아수 폭포예요.
그 소식을 들은 가브리엘 신부는 직접 과라니족을 만나러 가겠다고 나서요. 가브리엘 신부는 가톨릭의 예수회 소속이었어요. 예수회는 교육과 선교를 중요하게 여기며 세계 곳곳에 학교와 공동체를 세운 가톨릭 수도회예요. 신부는 미끄러운 바위를 붙잡고 폭포 옆 절벽을 맨손으로 기어올라요.
밀림 한가운데 도착한 신부는 바위에 앉아 조용히 오보에를 불기 시작해요. 오보에는 나무로 만든 관악기로 두 장의 얇은 갈대 조각을 입에 물고 불어 맑고 구슬픈 소리를 내요. 창과 활을 든 원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요. 원주민은 다른 곳에서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그 땅에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을 뜻해요.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악으로 마음이 이어지는 이 장면에서 흐르는 곡이 바로 가브리엘의 오보에예요.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볼 때 오보에 소리가 처음 울리는 순간 원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어요. 말 한마디 없이 소리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는 게 신기했어요.
노예 사냥꾼 멘도사의 무거운 속죄
또 한 명의 주인공 멘도사는 원주민을 붙잡아 노예로 파는 사냥꾼이었어요. 그런데 사랑하는 여인 때문에 동생과 다투다 결투 끝에 동생의 목숨을 빼앗고 말아요. 깊은 죄책감에 빠진 멘도사는 밥도 먹지 않고 좁은 방에 스스로 틀어박혀요.
가브리엘 신부는 그런 멘도사를 과라니족 마을로 데려가요. 멘도사는 자기가 쓰던 무거운 갑옷과 칼을 그물에 담아 끌고 폭포 절벽을 올라요. 이렇게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그 대가를 몸으로 치르는 것을 속죄라고 해요. 몇 번이고 미끄러지며 짐을 끌어 올리던 멘도사 앞에 과라니족 한 사람이 칼을 들고 다가와요. 그리고 짐을 묶은 줄을 끊어 폭포 아래로 떨어뜨려 주지요. 자신들을 괴롭히던 사람을 용서하는 순간이에요. 멘도사는 그 자리에서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려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어요. 무거운 짐을 끌고 절벽을 오르는 멘도사가 한마디 말도 없이 이렇게 큰 이야기를 전할 줄은 몰랐거든요.
식민지가 된 과라니족 마을과 두 신부의 서로 다른 선택
평화도 잠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남아메리카 땅을 나누는 약속을 맺으면서 과라니족 마을은 포르투갈 땅이 되어 버려요. 그 시절 이 땅은 유럽 나라들의 식민지였어요. 식민지는 힘센 나라가 다른 나라나 지역을 빼앗아 다스리는 땅을 말해요. 포르투갈은 노예 사냥을 허락하고 있었기에 과라니족에게는 큰 위험이 닥쳐요.
교회는 신부들에게 마을을 떠나라고 명령해요. 하지만 두 사람은 끝까지 과라니족 곁에 남기로 하지요. 멘도사는 다시 칼을 들고 싸우는 길을 택하고 가브리엘 신부는 무기 대신 사랑과 기도로 맞서는 길을 택해요. 어느 쪽이 옳았는지 영화는 답을 주지 않아요. 그 질문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 관객의 마음에 남아요.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어느 쪽이 옳았는지 정하려 할수록 마음이 복잡해져요. 저는 한참 동안 두 사람의 선택을 번갈아 생각했어요.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가장 큰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어요. 교황청이 뽑은 좋은 종교 영화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지요 (출처: 더스쿠프). 더스쿠프 영화 분석 기사 보기 음악을 맡은 엔니오 모리코네는 평생 오백 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만들었는데 가브리엘의 오보에는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대표곡이에요 (출처: 서울신문). 서울신문 모리코네 추모 기사 보기
제가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따로 찾아 들어 봤는데 영화를 보지 않고도 폭포와 밀림 장면이 떠올랐어요.
말로 설득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떠올려 보세요. 가끔은 긴 말보다 진심을 담은 작은 행동 하나가 닫힌 마음을 더 크게 흔들어 놓기도 하니까요.
자주묻는 질문
넬라 판타지아는 영화에 나오는 노래인가요
영화에는 가사 없이 오보에 연주로만 나와요. 나중에 한 유명한 성악가가 모리코네에게 부탁해 이 곡에 가사를 붙여 부른 노래가 넬라 판타지아예요.
미션은 실제 역사를 다룬 영화인가요
네 옛날 남아메리카에서 예수회 신부들이 원주민과 함께 마을을 이루어 살았던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했어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땅을 나눈 약속도 실제로 있었던 일이에요.
영화 속 폭포에 직접 가 볼 수 있나요
네 이구아수 폭포는 세계적인 관광지라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양쪽에서 모두 구경할 수 있어요. 영화 장면처럼 거대한 물줄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