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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단위로 하루를 쪼개 쓰던 사람이 갑자기 시계도 휴대전화도 없는 섬에 떨어진다면 어떨까요.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른 채 파도 소리만 들으며 살아야 한다면요. 캐스트 어웨이는 시간에 쫓기며 살던 한 남자가 시간이 멈춘 섬에서 살아남는 이야기예요. 포레스트 검프를 만든 감독과 배우가 다시 손잡은 영화이기도 해요 (출처: 오마이스타). 오마이스타 기사 보기 과연 나라면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됐던 영화였어요.

캐스트 어웨이 무인도에 떨어지기 전 척의 바쁜 일상
척은 세계 곳곳으로 물건을 배달하는 큰 택배 회사의 직원이에요. 직원들에게 늘 시간은 곧 생명이라고 외치며 일 초도 허투루 쓰지 않는 사람이지요. 사랑하는 여자 친구 켈리와 함께 있을 때도 호출이 오면 바로 달려 나가요.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볼 때 척이 시계를 쳐다보며 사람들을 재촉하는 앞부분이 마치 제 모습 같아서 뜨끔했어요. 그래서 그 바쁨이 사라진 뒤의 정적이 더 크게 다가왔어요.
크리스마스 저녁 척은 켈리에게 작은 상자를 건네며 금방 돌아오겠다고 말해요. 그리고 화물 비행기에 올라타지요. 하지만 비행기는 거센 폭풍을 만나 넓은 바다 한가운데로 떨어지고 말아요.
무인도에서 시작된 살아남기
정신을 차려 보니 척은 작은 섬 바닷가에 누워 있었어요. 섬을 한 바퀴 돌아봐도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이렇게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을 무인도라고 해요. 이때부터 영화는 한 사람이 자연과 맞서 버티는 이야기로 바뀌어요. 이런 영화를 생존 영화라고 불러요. 생존 영화는 주인공이 목숨이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보여 주는 영화예요.
척은 코코넛을 깨서 물을 마시고 날카로운 돌로 물고기를 잡아요. 가장 힘들었던 건 불을 피우는 일이었어요. 손바닥이 찢어질 만큼 나무를 비비고 또 비빈 끝에 작은 불꽃이 피어오르자 척은 혼자 바닷가에서 소리쳐요. 내가 불을 만들었다고요. 보는 사람도 절로 박수가 나오는 장면이에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어요. 아무 말 없이 불을 피우는 장면만으로 이렇게 가슴이 뛸 줄은 몰랐거든요.
| 떠밀려 온 택배 상자 속 물건 | 척이 쓴 방법 |
|---|---|
| 얼음 위에서 타는 스케이트 | 칼날로 코코넛을 자르고 도구로 씀 |
| 무도회 드레스 | 그물처럼 엮어 물고기를 잡음 |
| 비디오테이프 | 안의 줄을 풀어 끈으로 씀 |
| 배구공 | 얼굴을 그려 말동무로 삼음 |
배구공 윌슨이 친구가 되기까지
불을 피우다 손을 다친 척은 화가 나서 배구공을 집어 던져요. 그런데 공에 묻은 핏자국이 꼭 사람 얼굴처럼 보였어요. 척은 거기에 눈과 입을 그려 넣고 공 회사 이름을 따서 윌슨이라고 불러요.
그날부터 척은 윌슨에게 말을 걸고 대답을 기다리고 가끔은 싸우기도 해요. 이렇게 사람이 아닌 물건에 사람 같은 마음과 성격이 있는 것처럼 대하는 것을 의인화라고 해요. 윌슨은 말 한마디 하지 않지만 관객은 어느새 윌슨을 진짜 친구처럼 느끼게 돼요.
제 경험상 배구공에 정이 드는 건 순식간이었어요. 저도 어느새 윌슨이 대답해 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 배구공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큰 사랑을 받았어요. 촬영에 쓰인 윌슨이 해외 경매에 나왔는데 예상보다 몇 배나 높은 삼억 원이 훌쩍 넘는 값에 팔렸대요 (출처: 서울신문). 서울신문 경매 기사 보기 이렇게 영화 촬영에 쓰인 물건을 소품이라고 하는데 윌슨은 영화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소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어요.
무인도를 홀로 채운 톰 행크스의 일인극
이 영화는 긴 시간 동안 톰 행크스 혼자 화면을 채워요. 대화할 상대도 없고 음악도 거의 흐르지 않아요. 이렇게 배우 한 명이 거의 모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형식을 일인극이라고 해요. 일인극은 배우의 표정과 몸짓만으로 관객의 마음을 붙잡아야 해서 무척 어려운 연기예요.
섬에서 몇 해가 흐른 척의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제작진은 촬영을 한동안 멈췄어요. 그동안 톰 행크스는 살을 많이 빼고 머리와 수염을 길러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서 돌아왔어요. 앙상하게 마른 몸으로 작살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은 앞부분의 통통한 회사원과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예요.
캐스트 어웨이 마지막 장면의 열린 결말
네 해 가까이 지난 어느 날 척은 뗏목을 만들어 바다로 나가요. 거센 파도를 넘다 잠든 사이 윌슨이 떠내려가고 척은 목이 터져라 윌슨을 부르며 울어요. 공 하나 때문에 이렇게 눈물이 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만큼 슬픈 장면이에요.
구조되어 돌아온 척을 기다린 건 이미 다른 사람과 가정을 꾸린 켈리였어요. 척은 섬에서 끝까지 뜯지 않고 간직한 택배 상자 하나를 주인에게 전하러 길을 떠나요. 그리고 네 갈래로 나뉜 시골길 한가운데 서서 어느 쪽으로 갈지 고민하며 미소 짓지요. 영화는 척이 어디로 갔는지 알려 주지 않고 끝나요. 이렇게 이야기의 끝을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것을 열린 결말이라고 해요.
제가 마지막 교차로 장면에서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어요. 척이 어디로 갔을지 혼자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하루하루 바쁘게 뛰어다니다 지친 날이라면 잠시 멈춰서 척의 교차로를 떠올려 보세요. 어느 길을 가든 괜찮다는 그 미소가 조금은 숨 쉴 틈을 만들어 줄 거예요.
자주묻는 질문
척이 끝까지 뜯지 않은 상자에는 무엇이 들었나요
영화에서는 끝내 알려 주지 않아요. 상자에 그려진 천사 날개 그림만 보여 줄 뿐이라서 관객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무엇이 들었을지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어요.
영화 속 섬은 실제로 있는 곳인가요
네 남태평양 피지에 있는 작은 섬에서 촬영했어요.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라 영화가 나온 뒤에는 관광객들이 배를 타고 찾아가는 명소가 되었어요.
윌슨은 진짜 있는 배구공 브랜드인가요
네 실제로 운동용품을 만드는 회사의 이름이에요.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이 회사는 얼굴이 그려진 윌슨 배구공을 따로 만들어 팔기도 했어요.